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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제일고등학교총동창회

동문 에세이

살며 생각하며 용서 容恕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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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살며 생각하며 용서 容恕하며 ! "
중국의 프롤레타리아 문화대혁명을 이끌었던 마오쩌뚱 毛澤東은 1969공자 사상을 옹호하던 린뱌오(林彪)가 공식후계자가 되자 홍위병들을 이용하여 비림비공 批林批孔을 전개하여 공자의 모든 사당과 동상을 부시는 만행을 저질렀다.
소위 문화대혁명이라는 미명아래 중국의 역사가 깡그리 파괴되고 일시 멈추는 비운의 시대가 있었다.
그리고 50여년이 2010년 천안문에 마오쩌둥의 6m 대형 초상화의 바로 맞은편에 무려 9.5m의 대형 공자의 동상이 세워졌다.

역사의 아이러니이기도 하지만 진리는 영원불멸의 소리이다.
이러한 역사적 장면을 공자는 죽어서도 용서를 하였고 인민들은 그것을 받아드렸다.
자기를 죽이고 말살하려던 사람을 용서하고 그 앞에 나란히 서 있음은 참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케하지 않을 수 없다.

공자의 사상, 딱 한마디로 압축하면 용서라고 하며 그 뜻이 깊고 심원하여 평생에 걸쳐서 배워도 그 의미를 깨칠 수 없다고 한다.

공자님 제자 중에 자공(子貢)이란 사람이 어느 날 그가 스승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죽을 때까지 품고 갈 딱 한마디가 무엇입니까.”
“평생을 실천해야 할 글자가 있습니까. “

그러자 공자는 딱 한마디로 기(其), 용서(恕)라고 명쾌하게 답변을 했다.
기서호의 호(乎)는 특별한 의미가 없는 조사이다.
비록 공자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용서'라고 하지만 평생을 살면서 '용서'의 참된 의미를 깨닫고 행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용서'의 의미가 깊고 심원한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쉬운 듯 하면서 어려운 일이 바로 '용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용서'는 다른 말로 '사랑'이요 사랑은 인내와 자비이다.
이는 관대함으로 해석할 수 있다. 참으로 공자 사상의 정수精髓요 인류가 행해야 할 보편적인 가치요, 삶의 행복을 전도하는 위대한 사상이다.

나는 교직에 나와 나는 강릉제일고 동문 선,후배님들을 만나 얻은 것도 많고 잃은 것도 있다.
나는 1981년 교직에 나왔고 1982년부터 1989까지 모교에 봉직하게 되었다.
청운을 꿈꾸면서 용봉대 품을 벗어나 서울 종로에 있는 전매청과 금강산업주식건설회사에 취직되어 근무하면서 산전수전 다겪은 후 남보다 5년 늦게 출발한 세번째 직업을 선택한 것이 선생님이었다.
교직에 새내기로 처음 발을 들여다 놓았을때 24기 김두경(전 도교육청 장학관 및 양구 교육장 엮임)선배님은 친절하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위해 많은 충고와 가르침을 주었다.

김두경 선배님은 나에게 교육자로서의 길을 정성껏 가르쳐 주시며 앞길을 열어주시고 기회를 만들어 주셨지만 그 큰 뜻을 이해 못하고 따르지 못하였음을 아쉬워하면서 동문선배님으로서 지금도 가슴을 여밀어 고맙게 생각한다.
또한 강릉제일고 동문이라면 자기 언제 어느 때라도 헌신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고 이끌어 주시는 것을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아왔고 이러한 점에 동문으로서 감사와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반면에 어떤 선배님은 내가 가야할 자리를 차지하기도 하였고, 남들처럼 정상적으로 갈 수 있는 내 앞 길을 가로막는 선배님도 계셨다.
동문이 동문아닌 사람보다 더 비협조적인 학교일을 하였던 일도 있었음을 기억한다. 동문으로서 참으로 슬픈 자화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일로 해서 나자신을 금강석보다 더욱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고, 삶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해준 계기라 생각한다.

세상을 살다보면 본의 아닌 실수가 있을 게요, 앞만 보고 가다보면 옆을 살피지 못할 수 도 있을 게요, 지나친 열정으로 인해 선의에 부담을 줄 수 도 있을 게다.

돌이켜 보면 공자말씀이 참으로 가슴에 와 닿는 말이다.
공자가 평생을 살면서 한글자로 집약한다면 용서라 하였으니 나도 6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으니 용서하고 용서를 받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게 배운 제자들에게도 아프게 하였다면 이또한 이 범주에 들어가리라

“평생을 실천해야 할 글자, 용서보다 무서운 말이 없다. 용서보다 깊고 넓고 심원한 말이 없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모두가 부질없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수평적인 만남과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어른과 아이의 종속적인 만남에서 우리는 인과因果가 생긴다.
그 인과因果가 인생살이요 세상살이다.

역지사지 易地思之로 그분들이 내겐 한 모습이나 또한 내가 남에 하였던 일들이 반드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음력으로 진짜로 신묘년 설날과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 나로 인해 맺어진 인과 因果에 용서할 사람이 있으면 용서를 해야겠다. 나로 인해 아픔을 준 모든 사람들에게 겸허하게 용서를 받아야 할 일이 있으면 받았으면 좋겠다.
내 사는동안 동문들을 도울일이 있으면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능력만큼 정성을 다해 도움을 주면서 살아가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저기 수천 년 동안 인류의 스승으로 존경을 받던 공자가 마오쩌둥에게 몰살당했다가 다시 일어서서 내려다보며 용서하는 모습을 보면서 용서는 인류의 구원이요, 삶의 원동력이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따사로운 햇살이요, 영원불멸의 진리임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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