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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제일고등학교총동창회

동문 에세이

18기 김기덕 동문 선배님 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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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50년만의 귀향"


김 기 덕 (18기)

조국 산하를 붉게 물들이던
포성이 멎은 지 삼년
영동의 준재들이 이곳 고도 古都
교동 언덕에 다 모여 들어
뜨겁게 끓는 젊음을 차가운 이성으로 누르며
달빛을 햇빛삼아 학업을 갈고 닦아
드높은 웅지를 품고, 마음의 고향
어머니 품을 떠난 지 어언 반세기

계절 따라 검고 푸른 교복을 번갈아 입고
왁자지껄 길이 좁을세라 오르내리던
세종로 보다 넓은 교정 언덕길,
동기생 최 군이 토해내던 찌렁찌렁한 사자후에
그 높은 지붕이 날아가 버릴 듯하던
세종문화회관 보다 더 큰 강당,
방과 후 만발한 벚꽃의 하얀 향기에 취해
자이언트 응원가를 목청 높이 부르며
젊음을 불태우던 추억의 강물
이 모두, 고희가 되도록 차마 잊으랴

재학 중에 무서웠던 사라호 태풍을 겪고
자유당 부정선거에 분노하였으며,
졸업 후에 혁명과 민주화의 격량 속에
우리 18기는 농업, 교육계, 공무원, 기업 등 각 분야에서
조국 근대화의 최 일선 주역으로 몸을 불살라
가난을 벗고 선진국으로 올라서게 하는 가운데서도
‘우리 모교에 영광드리자’라는 교가 끝 구절을
한시도 잊지 않고 지내는 사이
시나브로 우리 나이 어느 덧 일흔

하루 중 석양의 노을이 가장 아름답듯이
우리들 황혼의 후반인생도
주황빛 구름과 더불어 노닐며
먼저 가신 은사님들과 벗님네들이
천상에서 만복을 누리시길 기도드리자
아울러, 이만여 선후배 동문을 서루 아끼고
소외받는 이웃들 사랑으로 보듬으며
나이 든 청춘을 활기차게 살다가
모교 개교 100주년 되는 해
웃는 모습으로 다시 모여
손자 손녀 불러 모아 손에 손잡고
지화자 둥둥 격앙가를 불러보자.

210년 6월

강릉제일고등학교 제18회 졸업 50주년을 기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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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

김승영님의 댓글

  대관령의 푸른 기운이 넘쳐나는 평생을 살아오신 철학이 담겼습니다.
선배님은 시인이십니다!
존경합니다.
오래도록 건강하십시오!

30기  김승영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