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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제일고등학교총동창회

동문 에세이

허정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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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허정무 감독"


36여년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친구가 학교를 찾아왔다.
요즘 뭐하고 지내느냐고 하니 아버지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하면서 배울 것이 너무 많아 많은 감동을 받고 있다고 하며 내게도 권유하기도 하였다. 배움은 끝이 없다고 하였다.
아버지 학교에는 강릉제일고 동문 선후배님도 몇 분 계셨다고 하였다. 저명한 분들이다.
그 친구는 두 여식이 있는데 내가 아는 친구 중에 가장 가정적이고 모범적인 친구이고 여식은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

교단에서 문제가 있는 아이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아버지를 죽이고 싶다는 아이도 있는가 하면 아버지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이 종종 만날 때 있다.
때로는 돌출된 행동으로 선생님들을 의아하게 하는 요즘 청소년들을 보면서 상식적이고 인간다운 삶의 본질을 가르쳐주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어느 학자는 요즘 아이들이 모유를 먹지 않고 우유를 먹고 자라다보니 자식과 아이의 사랑스러운 눈 맞춤과 최초의 살가운 정을 느끼지 못하는데 원인이 있다고 하기도 하고 콘크리트 벽속에 갇혀 성장하다보니 욕구불만이 표출된다고 하지만 원인을 차치하고라도 사람다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사서오경의 하나인 역경에서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답고, 형은 형답고 동생은 동생답고, 남편은 남편답고 부인은 부인다워야 집안의 도가 서고, 집안이 바로 서야 천하가 바로 선다”.고 하였다.
(父父 子子 兄兄 弟弟 夫夫 婦婦而家道正 正家而天下定矣)

사서오경의 유교의 기본 경전이다. 사서는 논어 맹자 중용 대학이요 오경은 (시경 역경 춘추 예기)이다.
역경에는 처세지와 인생훈의 명언이 많다.
위의 글은 그 중의 하나다.
천하의 기본단위는 가정이다. 제가는 치국의 근본이다. 나라를 잘 다스리고 천하를 바로 서려면 국가의 기본단위인 가정이 바로 서야 한다. 가도 家道가 바로 서면 천하가 바로 선다.

어떻게 하면 천하가 바로 서느냐, 가족의 구성원이 저마다 자기의 역할을 다하고, 자기의 직분을 잘 수행하고, 자기의 도리를 다하면 가정이 바로 선다. 인간은 역할적 役割的존재다. 산다는 것은 자기의 구실을 다하는 것이다. 아버지는 아버지의 자리에서 아버지 구실을 다할 때 아버지답다. 아들은 아들의 자리에서 아들 구실을 잘 할 때 아들답다.
형은 형답고 동생은 동생다워야 한다.

사람은 저마다 저 다워야 한다.
이에 덧붙여 프로페쇼널 Profesional 이다.
그 직위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하는 것은 사회구성원으로 올바른 태도이다.
대통령은 대통령다워야 하고 교장은 교장다워야 하고 교사는 교사다워야 하고 사장은 사장다워야 하고 선배는 선배다워야 하고 후배는 후배다워야 하고 환경미화원은 환경미화원다워야 한다.
사회의 구성원은 이러한 역할 속에서 톱니바퀴처럼 굴러간다.

자기 역할을 성실하고 충실할 때 새로운 역할이 주어질 것이며, 主從관계와 상호 相互관계에서 조직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자기 다워지기 운동처럼 중요한 운동은 없다. 산다는 것은 역할 수행 遂行이요, 의무 이행이요, 직분 職分의 완수 完遂다.
그것이 저다워지는 길이다. 우리는 먼저 수신제가부터 잘해야 한다.

나도 한때는 국가대표 감독으로 미국 애틀란트 세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하였을 때 국가대표 감독을 더 해달라고 간곡한 부탁을 하였음에도 사직서를 내고 물러났다.

세상일이란 박수칠 때 물러나야 다음에 내가 할 일이 있는 것이다. 돈과 명예는 한때이거늘 과하면 그것을 모두 잃게 되는 법이다.

축구 감독다운 명장 허정무 감독은 대표 팀 감독을 허락할 때나 물러날 때에도 가족의 의견을 정중히 듣고 받아드리고 아버지로서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위해 가정으로 돌아가는 모습에서 인간적인 면모가 보인다.

그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마음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의 가족들은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버지답게 돈과 명예를 버리고 돌아가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생각이 나서 써 본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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