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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제일고등학교총동창회

동문 에세이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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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분노"


내가 삼국지를 읽은 것은 고등학교 겨울 방학 때 친구 집에 갔다가 두꺼운 책이 있길래 빌려서 보다가 점차 책속에 내가 빨려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도원결의 3형제의 의리와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중원을 누비며 이합집산, 명멸 明滅하는 모습들을 떠올리면 지금도 참 재미있다.

그 두꺼운 책을 며칠 동안 잠을 자지 않은 채 독파하였고. 그리고 10년 주기로 한 번씩 읽고 있다. 읽을 때 마다 책 맛이 틀리다.
삼국지에는 자기 자신을 잘 관리하고 덕망을 쌓다가도 분을 참지 못하여 세치 혀와 객기로 스스로 망치는 모습들을 보면서 세상일은 잘 참아야 한다는 생각을 느꼈지만 그 후로는 실천이 안 되어 후회하는 때도 있었다.

실개천에 넘치는 물은 강물이 모두 받아 큰 바다로 가듯이 세상일이란 큰 물줄기가 든 것을 포용하면서 흘러가는 것을, 서두르거나 분노해서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피타고라스(BC582-497)는 "성이 났을 때에는 아무것도 말하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하였다.
고대의 사람들도 성을 참지 못해 자멸하는 일들이 있었는가 보다.
피타고라스는 스스로 철학자로 말한 서양 최초의 사상가 피타고라스의 명언이다. 그는 수학자인 동시에 철학자요, 종교가였다.
분노 憤怒는 일종의 광기 狂氣다.

인간이 성이나면 이성의 판단이 흐려지고, 자제력이 상실하고, 감정의 노예가 되어 앞뒤를 분간하지 못하고 난폭한 행동을 하며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고 한다.
극도로 성이 나면 사람을 죽인다. 그래서 병법의 대가인 손자는 ‘살인자분야 (殺人者忿也)라고 하였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감정 관리이다. 감정 중에서도 가장 관리하기 어려운 것은 분노의 감정이다.

漢高祖 유방을 도와 대장군과 한 왕에 오른 한신은 어릴 적 동네 친구들 사타구니 밑으로 기어 다니는 수모를 참아야 했고 춘추전국시대 최초 패권을 잡은 제환공은 천하 철환할 때 배고파 구걸할 때 농부가 밥그릇에 흙을 퍼 담아주는 수모를 참아야 했다.
그래서 저절로 피는 꽃은 없고 비에 젖지 않고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서는 아름다운 향기의 꽃을 피울 수 없다고 하였다.

분노의 감정을 자유롭게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수양의 극치에 도달한 사람이다. 그에게는 인간수양의 표창장을 줄만하다.
성이 난 다음에 한 말이나 행동은 후회 밖에 남는 것이 없다.
우리는 성을 안내는 공부를 일생 동안 해야 한다. 일생 동안 해도 잘 안 되는 것이 분노의 통제요, 분노의 관리다.

분노의 노예가 되지 말자
분노의 포로가 되지 말자
이렇게 말하기는 쉽지만 그대로 실천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백난중 百難中에 지난사 至難事는 분노를 참는 것이다
성이 났을 때에는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아무 일도 하지 말라.
우리는 피타고라스의 이 말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그러나
모교 축구부가 금년 전국체전 강원도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우승하여 출전권을 따냈다고 하였는데 금년도 전국체전 출전규정에는 전년도 리그 팀이 금년도 전국체전에 출전하게 된다고 한다.
문득 피타고라스의 말씀이 떠올라 몇 자 적어본 말이다.
참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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