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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제일고등학교총동창회

동문 에세이

촌로의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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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아버지의 마음”


지금은 볼 수 없는 우리 선조들이 하여왔던 꽃상여에
육신을 눕히고 영가를 불러주고, 만장대가 하늘을 가리던
시절에 늘 그 속에 몸담았던 우리 동네 집안 아저씨가 금년 95세이다.

수일전 부인이 96세에 별세하면서 서울에 자식에게로 간다고
한다.
근 백년을 흙냄새 맡으며, 동네에 길흉애경사에 감초처럼
관여하면서 남을 위해 평생 살아오신 삶이였다.

부인은 근 20여년을 투병하면서 부부의 연을 아름답게
승화시킨 모습은 우리들로 하여금 감동을 주고 있다.
두 부부의 자식들은 성공하여 잘 살고 있음에도
자식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한 분이 갈 때까지
20여 년 동안 병수발을 들어주면서 살아오셨다.
부인은 결코 살던 지금 집을 떠나지 않고 숨을 거두겠다고
하였다.
4남 1녀의 자식을 두었는데 장례식날 자식한명은 보이지
않았다.
그 자식은 촌로가 늘 동네에 다니면서 자랑하는 아들이었다.
장가를 많이 가서 돈도 많이 벌고 좋은 집에 살고 손자도
잘 크고 있다면서 자랑을 입이 마르도록 하고 다녔다.

사람들은 그렇게 믿었지만 장례식장에 오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웅성웅성하였다.
모처에서 살면서 이혼하고 생활이 좋지 않다는 소문들이
횡횡 나돌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것은 확인 된 것은 아니지만 아버지가 자식을
그토록 자랑하고 성공하였다고 하였는데, 모친의 장례식에
오지 않았다는 것은 불효 중에 불효이므로 정당성이나 합리화
할 수 없다.

어쩌면 소문이 맞는지 모른다.
그러나 아버지는 왜 하필이면 그 자식을 칭찬하고 잘되었다고
말씀하실까
그건 아버지만이 아는 일일 것이다.
그게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그렇게 간절히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우리 인간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된다, 된다고 해야 만 이룰 수 있다.
사람들은 목표를 정해놓고 ‘될까’ ‘하다보면 되겠지‘ 그냥 해보지 뭐’
라는 생각을 갖고 일을 추진하였을 때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피그말리온의 이론이 아니더라도 우리 인간은 생각하는 것, 생각할 수 있는
데까지는 이룰 수 있다.
공상만화에 나오던 레이저 총이며, 달나라에 옥토끼며, 화성에서 온 사람들 같은
생각들이 현실에 이루어지고 있다. 달을 정복하고 멀지 않아 화성도 인간이
탐사할 날 도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우리 인간이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촌로가 인생에 실패하여 어렵게 사는 자식을 위해 어느 자식보다 그토록 칭찬하고
아끼는지는 지를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래서 부모의 마음은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다고 하였다.
나는 어렵게 사는 촌로의 자식이 부모의 마음처럼 잘 살기를 기원해본다.

어릴 적 동네 사람들 산에 영면하러 갈 때 언제 꽃상여 타고 영가를 불러주시던
촌로의 앞날에 큰 복을 받으시고 100수 천수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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