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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제일고등학교총동창회

동문 에세이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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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기적"



기적이란
버렸던 것이 되살아나는 것
죽음을 예고했음에도 살아 있는 것
살아있음에도 졸지에 사라지는 것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생겨나는 것
그걸 기적이라고도 합니다.
때론 아주 조그마한 곳에도
기적은 있다.

우리 학교 행정실 한 귀퉁이
겨우네 누구도 돌보는 이 없이
시금털털한 복사기옆 쓰레기통부근에서
처절한 생사의 갈림길에서 몸부림치며
죽어가던 연산홍
목이 말라 외쳐도 듣는 이 없고
배가 고파 불러도 알아주는 이 없이
최소한의 삶의 권리를 빼앗긴 채
풀기 없이 말라가고 있었다.

문득 지나치다 안타까워
내가 정성을 들여서 꺼져가는 생명을
살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2층 사무실에 올라와 죽은 가지를 치고
버석거리며 말라가는 잎은 따내고
물을 주었다
처음부터 갑자기 물을 주지 않고
조금씩 주면서 햇볕도 쪼이지 않고
화장실에 두고 오며 가며 관찰하였다.

며칠이 지나도 살아나는 기색이 없어서
포기할 까 하다가
나의 정성이 아까워 다시 열흘을 기다렸다.
그리곤 햇볕이 잘 드는 사무실에 놓고
온기를 주었다
어느 날 가지에 잎이 나기 시작하였다.
한 잎
두 잎
그리고 여러 군데에서 잎이 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가지 끝에서 꽃 봉우리가 피어오르기 시작하였다.
신기했다.
기적이 이루어진 것이다.
쓸모없다고 버린 영산홍에 새 생명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하였다
혼자 피기 외로운지 작은 옆가지에 또 한송이 꽃이
피기 시작한다.
경이로운 생명의 끈질김 속에 피어나는 꽃을
보면서 사랑과 정성을 다한다면
죽어가는 생명도 살 릴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
부모로부터,
환경으로부터,
시대로부터,
그늘에 있는 숱한 아이들, 장애자들
선택할 수 없는 불운의 아이들
약한 자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온정이 필요한 때이다

이혜진.우예슬양의 사건은 차마 인간이기를 거부한 사건용의자
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이따금 터져 나오는 뉴스에
가슴이 찢어진다.

과연 신이 존재하는가를 의문하게 된다.

사랑은 인류의 약속이며, 미래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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