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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제일고등학교총동창회

동문 에세이

아침마다 대문을 열어놓는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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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아침마다 대문을 열어놓는 부부


심 재 칠




달기 눈썹 같기도 하고 서시 눈썹 같기도 하고 아니 양귀비 눈썹 같기도 하고
누운 초승달은 샛별을 품고 있었다.
칼날 같은 초승달 품에 샛별은 차가운 이슬을 머금고 잠들은 듯
먼동에 초승달은 힘을 잃고 있었다.
초승달은 눈썹을 접고 있었다.
햇빛에 숨으러 간 것이다.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이다.
착시인 것이다.
어릴 적 오두막집을 지나기를 반백년이 지나서 수년전에 슬래브양옥집을 짓고
두 노인네가 다정다감하게 살아가는 집을 아침마다 산책한다.
갈 때에는 닫혔던 문이 산굽이 한 바퀴 이슬에 맞고 돌아 올쯤엔 현관문이
활짝열려있다.
그게 수십 년을 그렇게 보아왔고 그 집하면 으레 그렇게 보고 있다.
달이 빛을 잃고 먼동이 틀 때 기운을 받기 위해서일 것이다.
오래전에 내려오는 관례인지, 아니면 미신인지, 아니면 소원인지 몰라도
그 집은 그렇게 어김없이 아침이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기운을 받는다.
그게 부모님의 정성일 게다
그게 부모님이 자식에 바라는 간곡한 사랑일 게다.
세월은 쏜 살 처럼 무섭게 흘러간다.
비껴가지도 못한다.
사람들은 시간 앞에 쫒기면 산다.
그러나 저 노인처럼 당당히 아침을 맞이 해보라
저 두 노인의 간절한 소망처럼 아침부터 어떤 때는 따사로운 햇살을,
또 어떤 때는 뜨거운 햇빛을, 또 어떤 때는 비오고 흐린 날 보이지 않는
마음의 태양빛을 가슴으로 받아 보아라.
과연 그것이 현실인가를 나는 할 일없이 검증을 해보았다.
어쩌면 불가에 윤회를 억지로 적용하지 않더라도 당대에 나타나는 운기가
아니더라도 한가지는 아침에 일찍일어나는 것이 성공의 관건임은 틀림이 없다.
건강관리측면에서 비만과 성인병 예방 운동은 식전운동이 최고라는 것이
최근에 보도된 내용이다.

노 두 부부는 8순을 넘기고도 건강하게 살고 계신다.

자식은 장성하여 자식들중 맏이는 롯데기공 회사를 운영하며 덕이 충만하고,
형제들은 강릉시 시의원과 축협 최연소 상무에 올랐고, 5남 1녀로 반듯하고
훌륭하게 장성하였으니 아침마다 하늘의 운기를 받았으리. 생각이 든다.
그것은 운기도 중요하지만 부모의 지극정성을 하늘이 감복하였으리라 생각이 든다.
아침엔 거미줄에 묻어 있는 이슬도 찬연하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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