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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제일고등학교총동창회

동문 에세이

전우의 시체를 넘고넘어

2006.11.15 17:56 3,237 0 23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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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번호 : 42  글쓴이 : 조영모
 조회 : 58  스크랩 : 0  날짜 : 2006.06.09 04:01
 
엊그제가 51주년 현충일 이었다. 헤마다 유월이 되면 정부는 이런 저런 추모행사를 벌린다. 금년도 예외없이 현충사와 국립묘지에서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선열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가졌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나라를 지키다 장열히 전사한 영령들과 아직도 상흔을 치유하지 못한 채 병원에서 고통의 나날을 보내는 수많은 참전 용사들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경제대국이니 수출대국이니 하면서 선진국 인냥 거드럼을 피는 정부와 국민의 위상과는 너무나 괴리가 확연하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그렇듯 참전 희생자의 유족들 또한 가난을 대물림하는 비극이 이어지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6.25 참전 국군 사망자가 138,000명에 이르지만 그 중 시신이 확인되어 국군 묘지에 안장된 희생자는 불과 8,000명이라고 한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국민의 대다수는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미국은 월남전과 한국전쟁 희생자 중 50%이상의 시신을 수습해 알링턴 묘지에 안장했다고 한다. 그들은 얼마전에도 북한에서 시신을 인도해 갔다. 선진국 문턱이니 어쩌니 하는 이 나라의 지도자들은 과연 무엇을 했단 말인가. 물론 굴절된 역사속에 살아있는 사람들의 먹고 사는 문제가 큰 일이었기에 미쳐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변명 할 수도 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제건설이 중요한 과제였음은 부인하지 않는다. 산 사람의 먹고 사는 일이 중요한 것임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단 10%의 시신도 찾지 못한것은 너무하지않은가.  희생된 영령들의 넋이 안식처를 찾지 못해 구천을 헤맨다는 생각을 하면 정말 가슴이 저려온다. 우리의 전통 문화는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에 대한 예우가 깍듯하다. 어찌 이토록 부끄러 울 수 있단 말인가.

 

한국 전쟁은 세계 전쟁사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없을 만큼의 큰 희생을 가져온 전쟁이었다. 남한의 군관민 희생자가 77만명이 넘고 북한의 희생자는 중공군을 합처서 무려 220만명이나 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북한의 남침으로 전 국토가 함락되고 낙동강을 기점으로 경북 일부만 남은 상태에서 최악의 전투를 벌였던 소위 다부동 전투(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의 모델)에서만도 엄청난 희생자가 발생했다. 당시 이 전투의 연대장이었던 김점곤 소장(전, 경희대 부총장)의 증언과 또다른 연대장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 조그마한 능선에 누운 시체는 넘고 가는 것이 아니라 밟고 가야 할 형편이었다고 한다. 소총이나 기관총에 의해 이미 희생된 장병의 시체가 폭탄에 의해 다시 조각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로 시작되는 진중 군가가 무색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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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전쟁으로 인해 당시에는 시체를 병사별로 제대로 수습 할 수 없었고 지금은 이들의 유가족 조차 이미 사망한 경우가 많은지라 유전자 감식조차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립묘지에 편히 모시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구천을 떠돌게해서는 안된다. 정부의 예산을 듬쁙 할애하고 온 국민의 관심속에 반드시 소기의 성과를 거두어야 할 우선적이고 시급한 사업이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2004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이 성과를 거두어 유족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보듬고 영령들이  편히 영면 할 수있는 안식처를 마련하는 일에 총력을 경주하기 바란다. 이것이 진정 선진국 문턱에 와 있는 우리의 모습일것이다.

영령들이여, 부디 영면 하소서. 유가족들이여, 용서 하소서.

 

조 영 모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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