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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제일고등학교총동창회

동문 에세이

현실보다 중요한 것

2006.10.31 14:43 2,573 0 261 0

본문

현실보다 중요한 것                                                     

 시간은 끊임없이 미래에서 현재를 거쳐 과거로 흘러간다.
그러므로 시간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3시제로 구분 되는데, 현재의 입장으로 본다면 과거는 지나간 현재요, 현재는 그대로 현재며, 미래는 다가올 현재이다.

 그 중 오관(五觀)을 통하여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현재 뿐인데, 이로 인하여  현재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된다.

 이러한 현재에 주어진 여건을 우리는 현실이라고 하며, 이는 결국 현실이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아도 별 무리가 없다는 사실로 귀결된다. 그러나 기실은 주어진 현실보다 중요한 것이 있으니 이는 현실을 대하는 자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의 삶에 좋은 일만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욕심에는 세금이 붙지 않으니 그 기대하는 마음을 나무랄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기대한다고 해서 바라는 바가 다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어떤 일이든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가 있다. 이 세상은 나쁜 것과 좋은 것들이 공존하며, 항상 변화 하는 가운데 유지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산이 있다고 할 때, 어떤 산도 계속 올라가기만 하는 경우는 없다. 오르다 보면 정상에 다다르고 그 후엔 반드시 내려와야 한다.

삶도 이러한 원리로 되어 있다. 계속 좋거나 나쁜 경우는 없다.
삼대 부자가 없고, 삼대 가난이 없다는 말도 이를 두고 이른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 역시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이른바 좋은 현실과 나쁜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좋은 현실은 기대하고 나쁜 현실을 피하려 한다.

 때로는 신(神)에 귀의 하면서 까지 복(福)을 기원하지만 신도 이러한 자연법칙을 벗어나서 인간의 바람에 호응하지는 않는다.

 이처럼 서로 다른 두 가지 번갈아 오고 가는 현상을 동양철학에서는 음양(陰陽)의 법칙이라 하는데, 이 법칙을 벗어나서는 어떠한 것도 존재 할 수 없다.

 여기서 현실은 이미 던져진 주사위 같은 것으로 돌이킬 수 없는 현재다. 현실을 마음대로 변형시킬 수 없는 것이라 정의 한다면 이는 상당히 맥 빠지는 일로 보여 진다. 그러나 한 편으로, 미래란 항상 현재를 매개체로 하여 과거의 결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현재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또한 미래의 현실을 결정 한다는 중요한 것도 알 수 있다. 그러면 어떤 이유로 현실보다 현실에 대처하는 자세가 중요한가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자.

우선 나쁜 현실을 대하는 자세부터 살펴보기로 한다.
예들 들어 어떤 사람이 타인으로부터 사기를 당했다고 하자.
여기서 두 가지 반응의 예상 되는데, 하나는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에 분개하여 상대와 다투거나 화를 참지 못하여 술을 마시고 자포자기를 하는 등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는 유형이다. 그 결과 스스로는 망가지게 되어있다.

또 하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사기를 당하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그 일이 해결 될 수 있도록 차분히 노력하며, 다시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하는 일이다.

 이를테면 천만 원을 사기 당했으면 천만 원짜리, 오천만 원을 사기 당했으면 오천만 원짜리 비싼 교육이라 여기고 매사에 조심하는 유형이다.

 전자는 주어진 나쁜 현실을 나쁘게 받아들였고, 후자는 나쁜 현실이지만 앞으로 삶에 좋은 귀감이 되도록 하였다. 이는 돌이킬 수 없는 동일한 현실을 대처하는 방법에 따라 나타난 반대의 결과이다.
전자는 나쁜 일의 나쁜 결과이고, 후자는 나쁜 일의 좋은 결과이다.

다음은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의 경우이다.
이번에는 누군가 1등 복권에 당첨 되었다고 하자.
이는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바로, 물질만능시대인 현시대의 관점으로 볼 때 최대의 기적이며 횡재가 될 것이다.

여기서도 두 가지 현상이 예상 되는데, 한 부류는 주어진 엄청난 부를 당황하지 않고 현명하게 분배 하는 것이다.

 우선 자신이 살아가는데 충분한 금액을 비축 한 후 남는 돈으로 가족, 친지, 나아가 주위사람들을 돕고 나머지는 자선사업에 쓸 것이다.

 또 한 부류는 갑자기 생긴 돈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가치관이 흔들려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되는 경우이다.

 그 정도의 돈이면 충분히 일생을 살 수 있다 판단하여 하던 직업도 그만두고 흥청망청 주색이나 즐기며, 놀음 등 사행성 행위에도 빠져 자신을 망가뜨리는 일이다.

 돈이란 벌기는 어려워도 망하기 시작하면 잠깐이다.
실제 복권당첨자들의 당첨 후 실태를 조사해 본 즉 이처럼 잘못된 경우가 태반이라는 기사를 매스컴에서 접한 기억이 있다.

이는 좋은 일에 대한 나쁜 결과이다. 

이상의 경우를 간추린다면 현실에는 나쁜 현실과 좋은 현실이 있고, 그 결과 또한 좋고 나쁜 두 가지로 나타난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현실은 이미 던져진 주사위이므로 다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현실에 대처하는 일뿐이다.

결론적으로 현실의 좋고 나쁨에 관계없이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가 생겨난다.
그렇다면 결과의 좋고 나쁨을 결정하는 것은 현실을 대처하는 방법에 달려있고 그 방법은 마음으로부터 나온다는 얘기가 된다.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달게 된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이며 그보다 중요한 것은 현실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라는 것을, 어떤 불행이 다가와도 그 속에는 앞날을 결정할 수 있는 열쇠가 있음을......
이를 안다면 혹 불행이 다가와도 어찌 슬퍼하기만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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