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님을 보내며
2013.09.2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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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모든 길은 사랑으로 통하고 사랑으로 만난다. -천방뚝 너머 남대천에서- |
“늘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길 빕니다.”
♡...고마운 삶의 동반자...♡
11월의 저물녘에
낡아빠진 경운기 앞에 돗자리를 깔고
우리 동네 김씨가 절을 하고 계신다.
밭에서 딴 사과 네 알 감 다섯 개
막걸리와 고추장아찌 한 그릇을 차려놓고
조상님께 무릎 꿇듯 큰 절을 하신다.
나도 따라 절을 하고 막걸리를 마신다.
23년을 고쳐 써온 경운기 한 대
야~가 그 긴 세월 열 마지기 논밭을 다 갈고
그 많은 짐을 싣고 나랑 같이 늙어왔네 그려
덕분에 자식들 학교 보내고 결혼시키고
고맙네 먼저가소 고생 많이 하셨네,
김씨는 경운기에 막걸리 한 잔을 따라준 뒤
폐차장을 향해서 붉은 노을 속으로 떠나간다.
박노해 시인의 시
-경운기를 보내며-이다.
나는 이 시를 대할 때마다
삶의 작은 일상들 앞에서 숙연해 진다.
엇 그제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총동창회 기별동창회 20기홈페이지는
10년여 우리 20기의 추억이 담긴 곳이었다.
긴 세월 자기를 위해 헌신한
경운기 앞에 무릎을 꿇고 잔을 올리며
이별을 고하는 농부의 마음도,
우리 20기들 대화의 창이었던
총동창회 기별동창회 20기홈페이지도
우리에게 삶에서의 고마운 동반자였지만
갑자기 사라져버린 홈페이지와
이별을 고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였음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다.
그동안 총동창회 기별동창회의
20기 홈페이지를 아껴주셨던
동문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아쉽게 사라진 20기 홈페이지를
다시는 뵙지 못하더라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밤 깊으면 너무 조용해
책 덮으면 너무 쓸쓸해
불을 끄면 너무 외로워
누가 내 곁에 있으면 좋겠네,
이 세상 사랑 없이
어이 살 수 있나요
다른 사람 몰라도
사랑 없인 난 못 살아요.
한낮에도 너무 허전해
사람 틈에 너무 막막해
오가는 말 너무 덧없어
누가 내 곁에 있으면 좋겠네,
이 세상 사랑 없이
어이 살 수 있나요
다른 사람 몰라도
사랑 없인 난 못 살아요
다른 사람 몰라도
사랑 없인 난 못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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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
왜님의 댓글
홈피를 리모델링했으면 더 잘 만들었을텐데 그 참 희한한 일이군요.